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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쑥의 효능과 쓰임
- 작성자
- Kabsan
- 작성일자
- 2016-07-10
- 조회수
- 3,281
어린 시절 쑥은 참 유용한 생활 상비약이었다. 필자는 왼손잡이여서 낫질이 늘 서툴렀다. 풀을 베다 보면 베라는 풀은 안 베고 손을 건드려 피가 나온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때마다 쑥은 좋은 지혈제였다. 틈틈이 코피가 날 때도 어머니는 말없이 담장 아래에 난 쑥을 한줌 캐다 비벼서 코를 틀어막곤 했다.
그것으로 치료는 끝이었다. 동네 연못에서 멱을 감거나 수영을 할 때도 귀에 쑥을 비벼 꽂아 넣으면 그만이었다. 쑥은 건강에 좋은 자연식품이었다. 쑥떡, 쑥밥, 쑥 범벅, 애탕은 봄의 귀한 민속식이었다. 음력 2월이 되면 예외 없이 쑥떡을 준비하시는 어머니의 정성은 애잔한 향수로 남아 있다.
쑥은 확실히 양적(陽的)이다. 그 양적 본질을 더하기 위해 삼월 삼진 날이나, 음력 5월5일 가장 양기가 성한 날에 뜯어서 말린다. 양기가 성한 만큼 쑥은 인체를 따뜻하게 데워준다. 내복하면 격음화양(隔陰化陽)의 효과를 보인다. 혈액의 흐름을 막아 양기를 생기게 한다는 뜻. 혈액은 전신을 순환하면서 온도를 유지한다. 혈액을 막으면 따뜻한 피가 댐처럼 고이며 내부의 온도가 높아진다. 몸을 따뜻하게 하고 열기를 돋우며 임신을 잘 하게 한다. 혈액의 흐름을 막는 만큼 지혈효과가 크다. 쑥을 코피를 막거나 부인성 하혈의 지혈제로 사용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러나 오랫동안 복용하거나 많은 양을 복용하는 데는 상당한 주의를 요한다. 본초강목은 이렇게 경고한다.
“세상 사람들이 자궁의 허냉(虛冷)이라 해 부인의 불임증에 쑥을 복용시키지만 쑥은 성질이 아주 뜨거워서 기가 상승한다. 몸이 따뜻해짐을 보고 기뻐하지만 오래 복용하면 중독을 유발한다.……근세에는 쑥 자체로 또는 찐 모과와 합해 만든 환약의 형태로, 아니면 탕을 만들어 공복에 먹는 사람들이 많다. 허약함을 보(保)하긴 하지만 중독을 발하는 일이 있으며 열기가 상충하여 미친것처럼 되는 경우도 있다.”
뜸의 재료도 쑥이다. 한자로는 구(灸)라고 쓴다. 오래된 쑥을 불로 지져서 인체의 소멸된 양기를 북돋워 낸다는 의미다. 그렇게 되면 구들장에 장작을 넣은 것처럼 인체는 달아오른다. 쑥은 한자에 오래될 구(久)자가 들어가 있듯, 오랜 세월을 겪은 것일수록 좋다.
쑥뜸의 재료로 강화도 약쑥이 특히 각광받는 것도 그 때문이다. 기름진 땅, 해풍과 해무가 불어오는 천혜의 기후조건으로 바닷바람을 쐬며 자란 강화도 약쑥은 예로부터 전국적 특산품으로 손꼽혔다. 삼국유사 단군편에 마늘과 신령의 쑥으로, 신증 동국여지승람, 방학합편, 본초학 등에도 소개돼 있다.
세종실록지리지 강화도부호편에 사자족애(獅子足艾)로 소개되기도 했다. 약쑥 뿐 아니라 강화도에서 자라는 작물은 뜨거운 지열의 영향을 받아 대부분 붉다. 노란 고구마와 빨간 무가 자란다. 강화도 약쑥은 그만큼 아주 뜨거운 양적인 성질을 내포하고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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